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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2013.11.12 06:55
이집트 사태, 공공의 적은 결국 이슬람주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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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ode=97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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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슬람주의 정권 경계하는 미국·아랍 보수왕정도 외면
이집트 쿠데타 정국은 무슬림형제단의 ‘참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쿠데타와 시위, 유혈사태로 이어진 위기 국면에서 이집트 내 정치세력들과 국제사회는 모두 무슬림형제단에 등을 돌렸다. 모두의 ‘공적’은 쿠데타 세력이 아니라, 결국 이슬람주의였던 셈이다. 무슬림형제단은 18일 다시 거리 시위를 벌이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군부 반대연합’은 이날 카이로에서 열기로 한 군부의 무력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안전을 이유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시위를 앞두고 군경 병력이 증강 배치되자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아들리 만수르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무슬림형제단을 법적으로 해산하는 안건까지 제출했다.
결국 무슬림형제단만 큰 희생을 치르고 소강상태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슬람주의에 반감을 가진 세속주의 진영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저항이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국과 중동 산유국들이 군부 쿠데타와 유혈진압을 묵인하면서 무슬림형제단은 바깥에서도 고립됐다.
미국은 지난 14일 유혈사태 이후 쏟아지는 비난에도 여전히 군부를 묵인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이집트 원조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거래적인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군사지원을 끊어 이집트와 관계를 단절하면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수에즈운하는 해상무역 통로일 뿐 아니라, 중동에 미군을 신속히 배치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전략 요충이다.또한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에 1979년 맺어진 평화협정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 중동정책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이집트 사태를 중재하려는 미국 외교가 이스라엘과 아랍 보수왕정국가의 로비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의 반발을 우려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진 않았지만 미국 의회에 로비를 펼쳐 원조 중단을 막아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이 집권한 뒤 평화협정 체제가 불안해지는 것을 경계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의 보수왕정국가들은 쿠데타로 이집트에 임시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수십억달러의 원조를 약속했다. 미국 등 서방의 원조 중단 위협을 무력화한 것이다. 무슬림형제단이 아랍 역내의 무장단체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2차 시민혁명으로 확산되면 아랍국들의 왕정 체제가 다시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UAE는 이집트 군부에 시위를 진압하라며 은밀하게 촉구하기까지 했다.
오랜 세속주의 전통을 누려온 이집트 국민들도 무슬림형제단 대신 사실상 군부를 택했다. 지난달 일간 알아흐람 조사에서 군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9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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