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입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72개 교단과 11개 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연합기구로서 1,200만 성도를 대표하여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대통령 사퇴’나 ‘북한군 연평도 포격 정당성’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할 말이며 종교인으로서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발언은 현재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석기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와 비슷한 사상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적군의 우리나라 영토와 국민에 대한 공격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것과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계획하는 것이 무엇이 다르겠는가?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정당화 하는 것은 5,000만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종교인으로서 정의구현사제단의 발언을 규탄하며, 대한민국 5,000만 국민과 특히 1,200만 성도들은 사제단의 말에 절대 현혹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서해 5도를 경계로 한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은 모두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할 대한민국의 방위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단의 신부가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한 것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민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국가의 방위선을 지키기 위해 훈련하는 우리 국군을 향해 적군의 공격에 대한 당위성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주민들은 아직도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은 사제단의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반민족적이고 반국가적인 발언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을 즉각 해체하고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할 것을 촉구한다.
2.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대주교는 “사제들은 신자들에게 도덕적, 영성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소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사제들의 자격을 박탈해서라도 국민들 앞에 천주교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차제에 정의구현사제단을 해체시켜 7대 종단의 회원으로서 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기 바란다.
3. 대한민국의 영토를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국군 장병들의 얼마나 많은 수고와 희생이 있었는가? 연평해전, 서해교전, 천안함 사건 등 국토방위를 위해 피 흘린 장병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은 여전히 대륙 간 탄도미사일과 핵 실험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향한 도발을 끊임없이 시도해 오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 짓인가 미국 짓인가 모른다. 북한에 의한 공격이 아닐 확률이 많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궤변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북한의 공격에 순국한 장병들과 그 유가족들을 위로해 보았으며, 적의 공격에 무참히 파괴된 천안함의 모습을 직접 보았는가? 단 한번이라도 순국한 영웅들이 그대들의 자식이라고 생각해 보았다면 감히 이 같은 망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차제에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체를 밝혀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
4. 대한민국 국민이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의 원칙을 가지고 정당하게 선출한 대통령을 사퇴하라고 하며 미사를 드렸는데,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것은 국가와 정부에 대한 도전이며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 전체를 불신으로 몰아가는 반국가적 행위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일년도 채 안된 과정에 수많은 외교 정상들을 만나 역대 대통령 중에 국가 신임도를 가장 높힌 평가받을 만한 대통령으로 국민 앞에 각인되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에 대하여 국민 전체가 한 마음으로 성원을 하고, 협력하는 것이 국민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대한민국 기독교의 대표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천주교와 정의구현사제단이 대한민국의 만성적인 지역갈등이 희석되어져 가고 있는 이때에 이념 갈등으로 또 한 번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그리고 이념 갈등이 종국에는 종교적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천주교는 대한민국 7대 종단의 하나이고, 7대 종단의 수장들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문제도 함께 지혜를 모아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하여 대한민국을 지켜왔다. 또한 앞으로도 종교적 차원을 넘어 민족적으로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3년 11월 26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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