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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지 않을 께

by anonymous posted Jun 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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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 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기억과 망각이다. 망각이 불 가능하면 기억도 없고 기억이 불 가능하면 망각도 없다. 기억 할 수 없으면 그것을 일러 노망들었다고 한다. 이른바 치매 이다. 그러나 잊어 버릴 수 없으면 그것을 일러 '상사병' 또는 '향수병'(등 등) 이라 한다. 노망이든 '상사병'이든 당사자에게는 어찌 할 수 없는 병이다. 인생에 있어 꼭 필요한 이것들이 때에 적절히 상호침투하지 못하면 영혼에 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세월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바로 이 망각아닐까? 그러나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지난 5월 7일 종로에 들렀다가 일부러 청계천 광장에 갔다. 세월호 진상규명 집회가 있다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먼저 대한문 쪽으로 갔는데 집회는 아직 시작하지 아니하였고 대신 덕수궁수무장교대식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분위기만 서둘러 담고 교보문고에 잠시 들러 책 제목들만 확인하고 다시 청계천광장에 들러 '못다핀 꽃 주위'를 사십 분 여 담아 봤다. 세월호참사 4차 범국민촛불행동 리허설이 진행 중이어서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이어졌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윤민석 작사 작곡의 '잊지 않을께'를 세월호 관련 수도권 시민단체가 식전에 연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피커를 통해 귀로 전해지는 음량도 적절하여 그 운율에 맞추어 '못다 핀 꽃'을 이십 여 분 동안 담아 낼 수 있었다. 미쳐 피어나지 못한 꽃망울 .... 바로 이것이 소월의 그 '한'이 아니겠는가.

기억하는 것과 잊는 것, 이것은 서로에 모순이어서 사랑이 아니고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그 둘은 우리 자아의 상호주관적인 관계 속에서 연결되지 않는다. 증오는 그 만큼 왜곡시켜 병을 더 중하게 할 뿐이다. 그래서, 나중에 확인한 것이지만, 1절과 2절 사이 간주 때의 나레이터 끝 말, '사랑합니다'는 올바른 접근이었다. 사랑하는 자에게만 가능한, 진리를 위한 목숨 건 투쟁 과정에서 진리가 모습을 드러내어 그 자에게 자신을 기억나게 하며 그리고 거짓을 부정하여 때로는 그 거짓을 잊도록 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망각은 무의식에로의 침전이 아니다. 그러나, 종교적인 의도에서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자들 그리고 정치적인 의도에서 그 테러를 이용하는 자들, 이들 사탄의 무리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잊지 못하게 하면서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우리의 사투는 이들을 향할 수 밖에 없다. 아래에 윤민석 님의 그 가사를 적어 본다. '잊어버리는 기억'이 '생각나는 망각' 안에 깃들기를 바라면서 ... :


"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꺼 절대로 잊지 않을 께 꼭 기억할께 다 기억할께 아무도 외롭지 않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절대로 잊지 않을께 다 기억할께 다 기억할께 아무도 외롭지않께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절대로 잊지 않을께 다 기억할께 다 기억할께 아무도 외롭지 않께 // 나레이션 //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을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절대로 잊지 않을께 다 기억할께 다 기억할께 아무도 외롭지 않께 잊지 않을께 잊지 않을께 절대로 잊지 않을께 기억할께 다 기억할께 아무도 외롭지 않게."


놀라운 것은 두 시간 여 동안의 청계천과 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테러를 일으킨 자들의 손길들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미안합니다'의 '미' 앞에 있는 콤파스모양의 노란리본(아래사진 ↓), 흰색과 검은색이 겹치는 격자무늬(아래아래 사진 ↓↓), 세모꼴(잔디에 배들이 정열된 모형), 나비(분향제단 노란 형상) 등 등.  비웃음 소리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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